Rabu, 01 Januari 2020

김정은 입 거칠어졌지만 트럼프 욕 안해···한미 "최악은 피했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중앙포토]

 
새해 첫날 북한이 내놓은 대외 메시지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예고했던 ‘새로운 길’은 없었다. 결론적으로 “최악은 피했다”는 것이 한·미 간 평가라는 후문이다. 이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전화 통화를 갖고 이 같은 의견을 공유했다. 북·미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반적으로 우려했던 수준보다는 완화된 톤”이라며 “전략무기를 거론해 미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대미 협상 여지를 남기면서 공을 미국으로 넘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北신년 메시지 한·미 "최악은 피했다"
ICBM 모라토리엄 파기 위협은 남아

 

 ①미국으로 공 넘기며 진지전 돌입하는 북한

북한이 지난 28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어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8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어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연합뉴스]

 
조중통은 북·미 대화와 관련, 김 위원장은 “미국의 본심은 대화와 협상의 간판을 걸어놓고 흡진갑진(시간을 끌며 흥정하는 모양)하며 저들의 정치ㆍ외교적 잇속을 차리는 동시에, 제재를 계속 유지해 우리 힘을 소모ㆍ약화 시키자는 것으로 낙인(결론)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상황 평가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같은) 강도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 조미(북미) 간 교착 상태는 불가피하게 장기성을 띠게 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북한 비확산 토의를 소집해 공개적으로 북한에 대화 메시지를 냈다. 뒤이어 방한한 비건 대표는 “당신들은 어떻게 연락할지 알고 있을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만남을 제안했다. 비건 대표는 방한에 앞서 판문점에서 북측과 접촉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북측은 응답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거부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볼 수 있다. 조중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미국이 대화 재개 문제를 여기저기 들고 다니며 횡설수설하는데, 이는 애당초 우리가 정한 연말 시한부를 무난히 넘겨 시간벌이를 해보자는 것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우리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을 또다시 미국 쪽으로 넘기며 협상 장기화에 대비한 진지전 돌입을 예고했다.
 

 ②거칠어 진 입, 여지는 남겼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독회담을 마친 뒤 잠시 산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독회담을 마친 뒤 잠시 산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1일 메시지는 ‘미국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도발 수위를 계속 높여가겠다’는 것이었다. 조중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우리가 신뢰 구축을 위해 핵시험ㆍ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발사 중지, 핵시험장을 폐기하는 선제조치를 한 2년 동안 미국은 우리를 압살하려했다”며 “우리가 (이에) 더이상 일방적으로 매여있을 근거가 없어졌다”라고도 했다.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약속을 깰 수도 있다고 위협하는 발언이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당분간 신형 무기개발을 계속하면서,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다양한 도발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의 반응이 오지 않으면 3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명분으로 신형 ICBM 발사 시험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김홍균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도발로 긴장을 극대화한 뒤 이를 해소하는 과정을 기회로 삼는 수법은 김정일ㆍ김일성 대부터 내려오는 북한 협상의 올드 플레이북(old playbookㆍ오랜 전략)”이라며 “북한이 ICBM을 쏘더라도 올해 대선 기간인 미국이 곧바로 군사 옵션을 검토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미국을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대화의 조건’을 반복적으로 언급한 것은 여전히 톱 다운(top-down)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조중통이 소개한 김 위원장의 발언에는 “미국의 날강도적 이중 행태”, “파렴치한” 등의 단어로 미국을 비난했는데 정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비난 표현은 없었다. 
 
위성락 서울대 명예교수는 “2년 전 싱가포르(첫 북ㆍ미회담)에서 승리를 경험한 북한은 올해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얻어내는 것이 목표”라며 “이런 구도를 깨는 방향으로 한국과 미국이 협상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③제재만 11차례 언급

지난해 2월 28일 북미 정상회담 참석차 베트남 하노이에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지난해 2월 28일 북미 정상회담 참석차 베트남 하노이에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1일 조중통 메시지의 또 다른 방점은 제재에 있었다. 총 11차례의 제재 관련 언급이 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하노이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시정연설을 통해 “제재 해제 문제 따위에 매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작 8개월 만의 대외 메시지에선 제재 문제 언급이 주를 이뤘다. 대북 제재는 북한을 압박하는 유효한 카드라는 점이 또 한 번 입증된 셈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이날 결과 보고에서 “우리에게 있어 경제건설에 유리한 대외환경이 절실히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고, “제재 봉쇄 책동을 총파탄시키기 위한 정면 돌파전”을 선언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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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1 08:26:1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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