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영국의 이란 유조선 나포에 맞대응
‘미국의 경제적 테러리즘 장신구 중단하라’
이란국제핵협정 유지 주장하는 유럽연합 곤혹
나포된 유조선 맞교환으로 위기 타개 분석도
19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요원들이 헬기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와 영국 선적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를 장악하는 모습. 이란 파르스> 통신이 공개한 동영상의 일부
이란의 영국 유조선 나포로 이란 위기가 다시 증폭되고 있다. ‘이란 대 미국’과의 대결 구도가 ‘이란 대 국제사회’로 확장될 기로에 섰다.
영국은 20일 페르시아만에서 영국 선적 유조선의 “불법적” 나포를 회복하라고 이란에게 촉구했다.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이번 사건은 영국의 안보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국제 해운에 대한 “매우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모하마드 자바트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한 뒤 이란은 이번 사건을 지브롤터 해협에서 영국의 이란 유조선 억류에 대한 대항조처를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헌트 장관의 회견에 앞서 자신들이 영국 선적 ‘스테나 임페로’를 나포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고는, 이 유조선이 “국제 해운법을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스테나 임페로’ 호는 지난 19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하다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됐다. 이란 파르스> 통신이 이날 공개한 당시 동영상을 보면, 이 배는 이란의 고속정들에 의해 둘러쌓여 운항이 제지된 뒤 헬기에서 밧줄을 타고 선상으로 내려온 복면을 쓴 무장요원들에 의해 장악됐다. 이란은 또 이날 또 라이베리아 국적의 영국 유조선 ‘MV 메스다’를 같은 방법으로 장악했다가, 풀어줬다.
이란 국영 통신 이르나>는 이 유조선이 어선과 충돌한 뒤 정지하라는 신호를 무시하고 달아나서 나포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쪽은 스테나 임페로가 오만 해역에서 나포된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번달 초 이란의 유조선 ‘그레이스 1’은 시리아에 대한 석유 수출을 금지한 유럽연합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브롤터 해협에서 영국에 의해 나포되어 영국령인 지브롤터에 억류되어 왔다. 이란은 이 사건을 해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란은 지난 12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선적 유조선을 나포하려다, 영국 해군 순양함의 개입으로 실패했다.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에서 영국은 “미국의 경제적 테러리즘의 장신구가 되기를 중단해야만 한다”며 “지브롤터 해협에서의 해적 행위와는 달리, 페르시아만에서 우리의 행동은 국제 해운법을 준수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지브롤터 해협에서 영국의 이란 유조선 나포에 대한 대항조처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번 사태로 미국의 일방적 탈퇴에도 불구하고 이란과의 국제핵협정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 잔류하며 존속을 주장하는 영국 등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진퇴양난에 빠지게 됐다. 이란이 영국 선적 유조선을 나포한 것은 자국의 유조선을 나포하는 등 이란 위기에서 유럽연합 주요국 중에서 가장 미국 쪽을 거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18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드론을 격추시켰고, 19일에는 영국령인 지브롤터 당국이 나포한 이란 유조선의 억류를 30일 연장하는 조처를 내렸다.
독일과 프랑스, 그리고 유럽연합은 일제히 억류 유조선을 돌려보낼 것을 촉구하며 우려를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긴장이 격화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헌트 영국 외무장관도 “우리의 우선사항은 상황을 긴장완화시킬 방법을 계속 찾는 것이다”며 군사적 조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으로서는 영국을 압박해 양국이 나포한 유조선을 교환하는 조처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압박을 무력화하는 동시에 교착국면을 타개할 전기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긴장 격화를 감수하면서, 타협 출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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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1 07:37:07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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