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시오리가 18일 성폭행 가해자를 상대로 낸 손해 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긴 뒤 법원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2/19/81aa508f-10f9-44f7-a4f8-4c7ac793a052.jpg)
이토 시오리가 18일 성폭행 가해자를 상대로 낸 손해 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긴 뒤 법원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검경 덮으려던 성폭행 피해 폭로
도쿄지법, 2년 만에 배상 판결
이토 “승소했다고 끝 아니다”
도쿄지법은 이토가 제기한 1100만엔(약 1억1700만원)의 손해배상 요구에 대해 “이토에게 330만엔(약 35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장은 “이토가 성범죄 피해자를 둘러싼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피해를 공표한 행위엔 공공성과 공익성이 있다”며 “(이토가) 말한 내용엔 진실성이 있다고 인정된다”며 이토의 손을 들어줬다. 이토는 승소 후 법원 앞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판결로 일단락을 지었다고 생각한다”며 “승소했다고 (피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토의 승리는 일본 사회에 던지는 울림이 크다. 일본 검찰과 경찰은 이 사건을 덮으려 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 측근인 기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의혹과, 남성 중심이면서 조직 순응을 중시하는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작용했다는 평이 나온다. 이토를 최초로 3시간 단독 인터뷰하며 사건을 알렸던 모치즈키 이소코(望月衣塑子) 도쿄신문 기자는 지난 4일 중앙일보와 만나 “시오리씨의 용기는 일본 여성 전체에게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BBC 등 외신도 이날 “일본이 숨겨온 치부를 드러낸 이토가 승소했다”고 전했다.
이토가 성폭행을 당한 것은 2015년 4월이다. 이토는 당시 TBS의 워싱턴지국장이던 야마구치에게 “일거리를 알아봐 주겠다”는 제안을 받으며 저녁을 함께하다 의식을 잃었다. 깨어나자 한 호텔에서 야마구치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였다. 경찰을 찾아갔지만, 수사관은 이토에게 “자주 있는 일이라서 사건으로 수사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형사 소송을 제기했으나 검사는 “블랙박스 같은 밀실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2016년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토가 이듬해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용기를 낸 것도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그는 검사의 말에서 착안해 사건의 전말과 일본 내 성폭행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블랙박스』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은 한국에도 번역됐다. 이토는 방한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만나 위로하기도 했다. 한국 미투 운동의 상징인 서지현 검사도 만났다. 서 검사는 1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그녀가 받은 고통에 비하면 너무나 미미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이겼다”고 전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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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8 15:07:0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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