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속 빨라 강 하류까지 떠내려갔을 가능성"
수색 범위 30km로 확대·주변국에 협조 요청 ‘총력전’
추가로 비 예보…"인양까지 일주일 걸릴 수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HABLEANY)가 침몰한 지 만 하루가 넘게 지난 31일 오후까지도 실종된 우리 국민 19명은 아직 구조되지 못하고 있다. 헝가리 구조 당국은 최근 며칠 동안 내린 비로 강물이 불어나고 유속까지 빨라진 데다 현지 날씨도 좋지 않아 구조·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대(對)테러청 잠수부와 함께 헬리콥터, 수중레이더 등을 투입한 헝가리 당국은 구조·수색 범위를 사고 현장에서 30km까지 확대했다. 또 앞으로 1주일동안 비가 3~4차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침몰한 유람선 인양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47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급파하고, 세르비아 등 인근 국가에도 협조를 요청하는 등 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헝가리 기상청에 따르면 허블레아니가 침몰하기 사흘 전부터 부다페스트에는 비가 이어졌다. 수색 첫날에도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렸다. 이 영향으로 다뉴브강의 수위는 5m가 넘었고, 이날엔 6m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유량도 평소 2배에 달했고, 그만큼 유속도 빨라져 초속 2.5m~3m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강인철 한국해양구조협회 서울 성동구조대장은 "수색에 어려움이 컸던 세월호 사고 당시 유속이 초속 2m~4m였다"며 "유속은 풍속과는 비교할 수 없어, 헝가리 현지 수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31일엔 비가 그쳤으나 여전히 빠른 유속과 탁한 물 탓에 실종자 수색 작업은 쉽지 않다. 헝가리 구조 당국에 따르면 물 속 가시(可視)거리는 현재 40cm~50cm 수준이다. 강인철 구조대장은 "수중 수색 때 고성능 조명을 착용하고 잠수하기 때문에 40cm~50cm라고 표현하는 것"이라며 "육안으로 봐도 (다뉴브강이) 흙탕물이던데, 이럴 때는 말 그대로 더듬어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헝가리 당국은 실종자들이 빠른 유속 때문에 사고 현장에서 상당한 거리를 벗어나 하류로 떠내려 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번 사고로 숨진 7명은 대부분 사고 지점에서 2~6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지만 마지막에 수습한 1명의 시신은 사고 25분 만에 10km가량 하류로 떠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헝가리 구조 당국은 수색 범위를 사고 지점에서 30km 범위까지 확대했다.
우리 정부도 세르비아·크로아티아·불가리아·루마니아 등 주변 국가에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다뉴브강 유역에 댐이 있는 루마니아에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세르비아 당국은 수색경험이 풍부한 잠수부 10여명을 투입해 강바닥과 둑을 살펴보고 있다고 한국 측에 알려왔다. 오스트리아 정부도 특수부대인 코브라 부대의 구조전문 요원 10명을 부다페스트에 보냈다고 헝가리 내무부가 전했다.
우리 정부가 현지에 파견한 소방청과 해경, 군 소속 국제구조대 25명도 구조 활동에 투입될 전망이다. 이들은 세월호 사고, 북태평양 베링해에서 오룡호 수색 작전 등 악조건 속에서 실종자 수색을 한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 교르피 헝가리 국립 응급구조대 대변인은 전날 현지 국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구조대의 대변인으로서, 희망이 없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면서 "(추가 생존자를 찾을) 아주 작은 기회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헝가리 대테러청에서 잠수부가 투입돼 침몰한 허블라이니호 선체 내부 수색 작업이 시작됐다. 헝가리 당국은 크레인을 동원해 침몰한 사고선박 인양 작업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다음달 7일(현지 시각) 부다페스트에는 4차례가량 더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지금보다 수위도 높아지고, 유속도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수색뿐만 아니라 실제 인양까지 수일이 더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허블레아니호는 현재 수면 4~5m 아래 있는데, 침몰 당시 부서진 선박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선박 상태 조사가 필요하다. 또 선박이 물에 밀려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정박(碇泊)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헝가리 구조당국은 전날까지 이런 작업을 시도했으나, 잠수부가 수분 만에 다시 복귀하는 일이 반복될 만큼 작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선 전문가들이 몇가지 인양 방안을 검토했지만, 당분간 선박 인양이 위험하다고 결론 내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민간 잠수업체인 다이빙 아일랜드의 리차드 쇼프론 경영 이사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허블라이니호를 인양하는 데 일주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박 인양 업무를 15년동안 해온 A씨는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통화에서 "유속이 줄어드는 것이 우선"이라며 "(침몰한 유람선이) 소형선박이지만, 강이기 때문에 해상보다 가용할 수 있는 장비가 제한돼 인양조건이 까다롭다"고 했다. 특히 추돌로 선박이 파손된 상태이기 때문에 선내에 공기를 주입해 부력을 회복시키는 방식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A씨의 설명이다.
허블레아니에는 관광객 30명과 가이드 2명, 사진사 1명 등 총 33명의 우리 국민이 타 있었다. 헝가리인 승무원 2명도 승선해 있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유람선 침몰 사고로 우리 국민은 7명이 숨지고, 7명이 구조됐으며, 19명이 실종됐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31/2019053102069.html
2019-05-31 06:43:28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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