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기오염 수치 속이는 지방 공무원들에 ‘골머리’ - 조선일보

입력 2019.05.19 14:49

심각한 대기 오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 정부가 지방 공무원들의 허위 보고 때문에 제대로 된 현황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생태환경부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닝샤자치구, 산시성 린펀시 등 지방 공무원들의 관련 자료 왜곡 행위를 지적했다. 이들은 현지 환경보호국 건물에 물을 뿌리거나 관측 장비를 직접 손대는 식으로 대기오염 수치를 조작했다. 상부에 관할 구역의 대기오염 개선 결과를 부풀려 보고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들 공무원은 산업 현장에서 올라온 자료도 대충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난성의 한 화력발전소는 자체적으로 설치한 자동 관측 장비를 해킹한 뒤, 자신들에게 불리한 수치는 뺀 나머지 자료만 지방 정부에 넘겼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중국 전역에서 조작된 대기오염 관련 자료는 2017~2018년 확인된 것만 53건에 달한다.

2019년 3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밖 톈안먼 광장에 오성홍기가 짙은 스모그 속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대기오염 수치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보고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중대한 범죄다. 하지만 지방 공무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도 이를 마다하지 않는 것은 대기오염 개선 성과가 승진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중앙 정부가 정한 일정 수준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공무원 경력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심지어 좌천될 수도 있다. 중국의 각 공장 역시 정해진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큰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당국에 거짓 자료를 올리기 쉽다.

이와 관련, 차오린핑 중국 생태환경부 국장은 "일부 지역에서는 감사가 시작되면 (현지 공직자들이)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자료를 위조한다"며 "가짜 수치는 자원 분배를 결정해야 하는 우리 부서의 결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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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9 05:49:4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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