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G20 정상회의] 美·中 정상회담서 무역협상 담판, 추가관세 보류·협상 재개 약속
中이 미국산 대두 54만t 주문하자 美는 화웨이 제재 완화로 화답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29일(현지 시각) 주요 20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80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은 3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보복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양측은 무역협상을 재개한다는 데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 화웨이가 미국 부품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며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를 약속한 대신 "중국이 (농산품 등) 미국산 수입을 증대해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두 정상의 휴전 선언을 두고 '내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와 오는 10월 건국 70주년을 앞둔 시진핑 주석의 정치적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재선을 위해 핵심 지지 기반인 미 농민들의 지지가 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농산물 대량 구매 카드를 흔들자 중국에 대한 구조적 압박을 잠시 거둔 모양새"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미 농무부(USDA)는 두 정상의 회담 직전인 지난 28일 중국이 미국산 대두 54만4000t을 주문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반면 시 주석으로선 미국의 추가 보복 관세와 화웨이의 부품 공급 중단 사태라는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돼, 중국 민심의 불만과 동요를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지만 근본적인 입장차 때문에 협상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경제 전문 매체 미 CNBC는 "이번 미·중 담판은 일시적인 타임아웃(잠깐의 휴식)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협상에 이르는 길은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중국 관영 영자 차이나데일리도 30일 사설에서 "협상에서 90% 타결은 의미가 없다"며 "미·중이 근본적인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는 나머지 10%를 채워 100%로 만드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협상이 결렬됐던 5월 10일 이전의 합의 초안으로 돌아가자는 입장이다. 당시의 초안은 중국의 합의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법 개정 사항을 합의안에 명시한 것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우리의 주권과 존엄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협상을 결렬시켰다. 시 주석도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주권과 존엄에 관한 문제에서 중국은 반드시 핵심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담판은 반드시 평등과 상호 존중을 기초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초당적인 대중 압박 의지로 뭉친 미국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미·중 기술 전쟁도 언제든 무역협상 판을 뒤흔들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사했지만, 화웨이를 미 상무부의 블랙리스트(거래 제한 기업)에서 삭제하겠다고 한 건 아니다. 그는 "화웨이에 대한 결정은 무역협상이 완전히 타결된 뒤에나 이뤄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더구나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미 의회 지도부는 "트럼프가 만약 화웨이에 대해 뒷걸음친다면 의회는 화웨이에 대한 더 강한 제재 법안을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이번 휴전에도 불구하고, 작년 12월 두 정상이 휴전을 선언한 뒤 불과 반년 만에 격렬하게 충돌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관영 경제일보는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뉴스 계정에서 "싸우면서 대화하고 대화하면서 싸우는 것이 중·미 관계의 신창타이(新常態·새로운 표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01/2019070100298.html
2019-06-30 18:22:0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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