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중국 한족의 전통 복장인 한푸(漢服) 축제인 제7회 시탕 한푸 문화제가 개막했다. 개막행사 ‘왕조카니발’의 선두 대열인 무사복장의 기마대가 행사를 기다리고 있다. 주최측은 명나라 황제의 행차를 그린 ‘출경입필도(出警入?圖)’를 재현했다고 밝혔다. 사진=장창관 프리랜서
[신경진의 서핑차이나] 젊은층 한푸 열풍
15만 참가 한푸 문화제 “한푸=중화문화”
시진핑 “중화민족 부흥”에 한푸 보도 봇물
검색어 22억 건…1800억원대 시장 성장
“한족 우월성 과시…역사의 퇴보” 비판도
개막식에는 저장성·자싱시·시탕진의 정부 관계자가 대거 한푸 차림으로 참석했다. 자싱시 정부는 홈페이지에 “전세계 중화 전통문화 애호가들이 시탕의 잔치에 다시 모였다”며 ‘한푸=중화 문화’라고 소개했다.
지난달 26일 저장성 자싱시에서 열린 제7회 시탕 한푸문화제 개막행사로 열린 ‘왕조카니발’에 어린이들이 중국 전통 복장인 한푸 차림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장창관 프리랜서
한푸 부활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숙한 중국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최근 베이징의 자금성·이화원 등 관광지는 물론 일반 거리에도 전통 한푸를 입은 젊은이가 부쩍 늘었다. 한푸를 사거나 코스튬플레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한푸 체험관이 베이징에 37곳, 청두에 60곳이 성업 중이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의 검색어 ‘#한푸’는 클릭 수가 21억6000만 건을 기록했다. 지난 7월 17억3000만 건에서 석달 새 4억여 건이 폭등했다.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에 올라온 한푸 영상은 350만 건, 중국이 차단한 인스타그램에도 ‘#한푸’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4만5000건에 이른다. 한푸 열풍이 전세계 화교 사회로 번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달 26일 저장성 자싱시에서 열린 제7회 시탕 한푸문화제 개막행사로 열린 ‘왕조카니발’에 어린이들이 중국 전통 복장인 한푸를 입고 행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장창관 프리랜서
한푸 산업도 활황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 관계자는 “송나라 배경의 드라마 ‘녹비홍수’가 인기를 끌면서 올 3월 한푸 판매량이 전년보다 146% 급증했다”고 말했다. 올 3월 타오바오가 발표한 ‘2019 중국 패션 트랜드 보고’에 따르면 여성복 인기검색어 3위, 남성복 인기검색어 10위에 ‘한푸’가 올랐다. 중국 최초의 한푸 브랜드 ‘중회한당’은 올해 10월까지 13개 매장을 새로 오픈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전체 매출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급상승중이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지난달 “한푸 소비층이 200만명, 산업 규모는 10억9000만 위안(약 1804억원)을 넘어섰다”고 집계했다. ‘중회한당’을 창업한 뤼샤오웨이(呂曉瑋) 대표는 "체격(體格·몸)을 쓸 때는 서양옷을, 인격(人格)을 드러낼 때는 한푸를 입는다"고 말했다.
한푸 부활의 배경에는 국력 신장에 바탕을 둔 한족의 정체성 찾기 움직임이 있다. 한푸는 1645년 만주족이 세운 청(淸) 왕조에 의해 사라졌다. 청조는 절대 다수인 한족에 “머리를 남기려면 머리카락을 남길 수 없고, 머리카락을 기르려면 머리를 남길 수 없다(留頭不留髮 留髮不留頭)”며 ‘체발역복령(剃髮易服令·변발과 만주족 복식을 강제한 조치)’을 시행했다. 이때부터 치파오(旗袍)가 중국의 전통복이 됐다. 청조가 멸망한 뒤에는 쑨원의 호를 딴 중산장(中山裝)과 마오쩌둥의 인민복이 일상복이 됐다.
한푸 부흥 운동은 2003년 시작됐다. 정저우(鄭州)의 노동자 왕러톈(王樂天)이 직접 만든 한푸를 입고 거리를 활보했다는 뉴스가 보도되면서다. 2004년에는 싱어송라이터 쑨이(孫異)가 한푸 부흥 운동 주제가 ‘중회한당’을 작곡했다. 그는 2006년 한푸 애호가 뤼샤오웨이를 만나 한푸 결혼식을 한 뒤, 청두에 한푸 매장 ‘중회한당’을 창업했다. 송미경 서울여대 교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한푸 복장의 공연이 선보였는데, 이것이 한푸를 대중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개량 한푸를 입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4년 11월 10일 오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수영경기장인 '워터 큐브'에서 개최되는 베이징 APEC 갈라만찬에 참석해 시진핑 내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중국의 한푸 열풍.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푸가 한족 민족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장셴(張跣) 청년정치학원 교수는 “한푸 운동은 한족의 순결성과 우월성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한푸 운동은 ‘민족의식의 회귀’가 아니라 ‘민족의식의 퇴화’이며 ‘문화의 자각’이 아닌 ‘역사의 퇴보’”라고 주장했다.
한푸 운동이 헌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현행 헌법은 “민족단결을 유지·보호하는 투쟁 중에 대민족주의(大民族主義 ), 특히 대한족주의(大漢族主義)를 반대한다”고 전문에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https://news.joins.com/article/23623273
2019-11-03 16:00:0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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