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mat, 08 November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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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 출신, 터키 이주민의 아들, 독일 가정 입양아, 공영방송 옛 동독지부 기자….

독특한 이력의 `경계인` 알렉산더 괴를라흐 카네기국제문제윤리위원회 선임연구원(사진)은 8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자유민주주의의 최종 승리로 역사가 끝난다는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의 장밋빛 전망은 30년이 지나도 실현되지 않고 배타적 민족주의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하버드대 방문교수를 지낸 그는 이날 서울대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 학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당시 13세였던 그는 서독 루트비히스하펜 자택에서 저녁 TV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그는 "뜨거운 열정의 순간이었다"며 "자유민주주의가 공산권과의 체제 전쟁에서 최종 승리했다는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과 같은 밝은 전망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고 당시 분위기를 회상했다. 공산주의 국가가 차례로 무너지고 상호 존중에 기반을 둔 코즈모폴리터니즘(세계시민주의)이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가 충만했다. 그러나 그는 "그 이상적인 모습들은 실현되지 않고 독일 내에 배타적 민족주의가 창궐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괴를라흐 연구원은 "냉전을 상징하는 장벽은 붕괴됐지만 독일에 배타주의라는 장벽이 세워졌다"며 "타인 존재를 부정하는 배타주의는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독일 내 반(反)난민 정책을 주도하는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비전도 없이 분노를 기반으로 표를 얻으려는 포퓰리즘 정당"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민주적 투표에서 큰 승리를 거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난민을 대거 수용하면서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2002년 기자 시절 동독을 방문했을 때 경험을 묻자 "동독 취재 때 애를 많이 먹었다"며 웃었다.

당시 독일 공영방송 ZDF의 에르푸르트지부 방송기자였던 그는 동독 주민들에게 `총리가 국정 수행을 잘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는데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장벽이 무너진 지 13주년이 되는 해였는데 자유롭게 발언하길 두려워하는 눈치였어요. 자유가 억압됐던 기억 때문인 것 같았죠."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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