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리랑카 관광개발청에 따르면 이번 테러로 미국, 영국, 덴마크, 일본, 중국 등 출신 외국인이 30명 이상 사망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안보 전문 사우판(Soufan) 연구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2000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인도네시아 폭탄 테러와 2005년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일어난 호텔 폭탄 테러는 모두 국외 테러단체인 알 카에다와 관련이 있었다"면서 "이번 스리랑카 폭탄 테러 사례도 살라피 지하디스트(Salafi-jihadist)들과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1월 알 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는 동남아 지역에서 추종세력을 모집한 바 있으며 이들이 강조한 선동 주제는 "방글라데시, 미얀마, 인도, 스리랑카 일대 무슬림 세력에 대한 부정의와 맞서는 것이었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지하디스트는 무력 투쟁을 지향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다. 살라피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강조하는 용어다.
이렇게만 보면 "역시 무슬림이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NTJ가 최근 도발한 계기도 의미가 있다.
증오는 혼자서 불타지 않는다. 증오가 증오를 부를 뿐이다. 지난해 12월 NTJ가 불상 파괴 등 폭력 사태를 일으킨 건 `불교 극단주의 단체` 탓이다. 작년 3월 스리랑카에서는 불교 폭력단체가 칸디 시내 무슬림 사원과 기업과 가정을 공격하고 사람을 불태워 죽이는 식의 난동을 부리면서 국가 비상사태가 선언되기도 했다.
`생은 고(苦)`이며 `공수래공수거`를 말하는 불교와 극단적이라는 단어는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스리랑카에는 불교 극단주의 단체가 만든 정당도 있다. 2012년 7월 스리랑카에선 극단적인 성향의 승려들이 불교정당 `보두발라세나(불교도의 힘·BBS)`를 창당해 "우리나라에 있는 무슬림 같은 이교도들이 불교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위협한다"고 비난했다. 이후 무슬림이나 기독교도들에 대한 폭력 사건이 빈발했다. 2015년 시리세나 정부 출범 후 가톨릭·기독교도에 대한 극단적 종교집단의 공격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지적이 많았다.
의외로 불교극단주의와 BBS는 나름 인기를 얻었다. 스리랑카에선 국민 70%가 불교다. 힌두교가 12.5%, 무슬림이 10%, 가톨릭·기독교는 7.5%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 구성을 보면 불교를 주로 믿는 싱할라족이 75%가량으로 다수를 이룬다. 힌두·가톨릭·기독교를 믿는 타밀족은 15%, 무슬림이 1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리랑카는 민족과 종교를 교차한 사회 갈등이 심화되면서 싱할라족과 타밀족 간 내전이 2009년 마무리될 때까지 26년간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차례로 포르투갈·네덜란드·영국 식민지를 거치면서 가톨릭·기독교가 불교 등 기존 종교에 대해 폭력과 탄압을 한 어두운 역사를 겪은 탓이다. 역사의 그늘 속에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스리랑카에서는 식민지 시절과 반대로 불교 세력이 무슬림이나 가톨릭·기독교 세력을 박해하고 탄압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무슬림 무장단체는 왜 이번에 불교가 아닌 가톨릭·기독교도들을 공격한 것일까? 바로 이 부분에서 사건이 오리무중에 빠지는 모양새다.
이번 테러는 단순히 스리랑카 내 민족·종교 갈등을 넘어 세간의 관심을 끌 목적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부활절에 가톨릭·기독교 교회를 노리고, 주머니 사정 넉넉한 외국인이 몰리는 5성급 호텔을 노렸다는 점에서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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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3 06:45:0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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