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asa, 23 April 2019

`슬픈 부활절` 스리랑카 `4월 21일` 테러는 왜 일어났을까 - 매일경제

지난 22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성 안토니 가톨릭 교회 인근에서 한 여성이 아이를 안고 두려움에 떨며 거리를 지나고 있다. 하루 전날 성 안토니 교회 등 5성급 호텔과 가톨릭·기독교 교회 등지에서 8차례 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스리랑카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언해 거리 통제에 나섰다. /사진=AP
사진설명지난 22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성 안토니 가톨릭 교회 인근에서 한 여성이 아이를 안고 두려움에 떨며 거리를 지나고 있다. 하루 전날 성 안토니 교회 등 5성급 호텔과 가톨릭·기독교 교회 등지에서 8차례 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스리랑카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언해 거리 통제에 나섰다. /사진=AP
[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204] `反(반)기독교` 갈등이 가시지 않은 스리랑카에서 부활절인 21일(현지시간) 교회와 고급 호텔 등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나 수백 명이 죽고 다쳤다. 22일 스리랑카 정부에 따르면 290명이 죽고 500여 명이 다쳤는데 사상자가 1000명에 이르는 셈이다. 스리랑카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미국 정부는 테러가 또 일어날 수 있다면서 스리랑카 여행 단계를 1단계 `일반적 주의`에서 2단계 `경계 강화`로 올렸다.

스리랑카 관광개발청에 따르면 이번 테러로 미국, 영국, 덴마크, 일본, 중국 등 출신 외국인이 30명 이상 사망했다.

덴마크에서 손꼽히는 `슈퍼리치`로서 유명 의류업체 ASOS와 `베스트셀러` 등을 소유해 유럽 의류업계 큰손으로 꼽히는 안더스 홀츠 포블센(46·포브스 기준 순자산 76억달러)은 테러 때문에 자녀 넷 중 셋을 잃었다고 영국 BBC 등이 보도했다. 그의 아내와 네 명의 자녀들은 폭발 테러 당시 부활절 방학을 맞아 스리랑카에 머물고 있었다고 베스트셀러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부활절인 일요일, 유명한 부자가 자식을 한꺼번에 잃은 것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스리랑카는 인도 바로 밑 몰디브해에 자리한 섬이다. 국민의 70%가량이 불교를 믿는다. 평화로울 것 같은 나라에 왜 이런 슬픈 일이 일어났을까.
지난 22일(현지시간) 부활절 테러로 아수라장이 된 스리랑카 네곰보 소재 성 세바스찬 교회 /사진=게티이미지·CNN
사진설명지난 22일(현지시간) 부활절 테러로 아수라장이 된 스리랑카 네곰보 소재 성 세바스찬 교회 /사진=게티이미지·CNN
스리랑카 정부는 이번 테러 배후가 현지 급진 이슬람조직인 NTJ(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라지타 세나라트네 정부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NTJ가 이번 공격 배후라고 믿는다"면서 "이번 사건에 관련된 테러범은 전부 자국민(스리랑카인)이지만 NTJ가 국제테러조직으로부터 지원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앞서 11일 푸주트 자야순다라 스리랑카 경찰청장이 간부들에게 "외국 정보기관에 따르면 NTJ가 콜롬보 시내 인도 고등판무관 사무실과 주요 교회를 노린 자살 테러를 계획 중"이라는 경고문을 보낸 적도 있다. NTJ는 지난해 12월 케갈(Kegalle) 구역 불상 훼상 사건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스리랑카 내 과격 무슬림 단체다.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안보 전문 사우판(Soufan) 연구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2000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인도네시아 폭탄 테러와 2005년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일어난 호텔 폭탄 테러는 모두 국외 테러단체인 알 카에다와 관련이 있었다"면서 "이번 스리랑카 폭탄 테러 사례도 살라피 지하디스트(Salafi-jihadist)들과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1월 알 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는 동남아 지역에서 추종세력을 모집한 바 있으며 이들이 강조한 선동 주제는 "방글라데시, 미얀마, 인도, 스리랑카 일대 무슬림 세력에 대한 부정의와 맞서는 것이었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지하디스트는 무력 투쟁을 지향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다. 살라피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강조하는 용어다.

이렇게만 보면 "역시 무슬림이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NTJ가 최근 도발한 계기도 의미가 있다.

증오는 혼자서 불타지 않는다. 증오가 증오를 부를 뿐이다. 지난해 12월 NTJ가 불상 파괴 등 폭력 사태를 일으킨 건 `불교 극단주의 단체` 탓이다. 작년 3월 스리랑카에서는 불교 폭력단체가 칸디 시내 무슬림 사원과 기업과 가정을 공격하고 사람을 불태워 죽이는 식의 난동을 부리면서 국가 비상사태가 선언되기도 했다.

`생은 고(苦)`이며 `공수래공수거`를 말하는 불교와 극단적이라는 단어는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스리랑카에는 불교 극단주의 단체가 만든 정당도 있다. 2012년 7월 스리랑카에선 극단적인 성향의 승려들이 불교정당 `보두발라세나(불교도의 힘·BBS)`를 창당해 "우리나라에 있는 무슬림 같은 이교도들이 불교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위협한다"고 비난했다. 이후 무슬림이나 기독교도들에 대한 폭력 사건이 빈발했다. 2015년 시리세나 정부 출범 후 가톨릭·기독교도에 대한 극단적 종교집단의 공격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지적이 많았다.

의외로 불교극단주의와 BBS는 나름 인기를 얻었다. 스리랑카에선 국민 70%가 불교다. 힌두교가 12.5%, 무슬림이 10%, 가톨릭·기독교는 7.5%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 구성을 보면 불교를 주로 믿는 싱할라족이 75%가량으로 다수를 이룬다. 힌두·가톨릭·기독교를 믿는 타밀족은 15%, 무슬림이 1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리랑카는 민족과 종교를 교차한 사회 갈등이 심화되면서 싱할라족과 타밀족 간 내전이 2009년 마무리될 때까지 26년간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차례로 포르투갈·네덜란드·영국 식민지를 거치면서 가톨릭·기독교가 불교 등 기존 종교에 대해 폭력과 탄압을 한 어두운 역사를 겪은 탓이다. 역사의 그늘 속에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스리랑카에서는 식민지 시절과 반대로 불교 세력이 무슬림이나 가톨릭·기독교 세력을 박해하고 탄압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무슬림 무장단체는 왜 이번에 불교가 아닌 가톨릭·기독교도들을 공격한 것일까? 바로 이 부분에서 사건이 오리무중에 빠지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기독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오히려 최근에는 불교 과격단체가 기독교를 협박하는 분위기였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최근 몇 년간 불교 과격단체로부터의 협박이 증가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번 테러는 단순히 스리랑카 내 민족·종교 갈등을 넘어 세간의 관심을 끌 목적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부활절에 가톨릭·기독교 교회를 노리고, 주머니 사정 넉넉한 외국인이 몰리는 5성급 호텔을 노렸다는 점에서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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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3 06:45:0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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